시놉시스
여고동창생이자 40년을 함께한 두 여인이 있다. 세상에 드러낼 수는 없지만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두 사람. 그러나 갑작스럽게 찾아온 죽음 앞에 영원할 것만 같던 두 사람의 세계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프로그램 노트
40년을 함께한 영희와 순정은 서로를 애틋하게 챙기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중 순정이 폐암 진단을 받게 된다. 순정의 병세는 더욱 악화되고 그 옆을 지키던 영희는 법적인 가족관계가 아니라며 면회도 금지당하고, 같이 살던 집 역시 순정의 친 오빠에게 빼앗긴다. 결국 모든 것을 잃은 영희의 마지막 선택은 당연하게 느껴지면서도 냉혹한 현실에 대한 답답함과 동시에 가늠할 수 없는 슬픔을 안긴다. 서로에게 처음 반한 순간이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은 이들의 깊고 오랜 사랑을 더욱 슬프도록 아름답게 기억한다. 이 단편은 각국에서 들려오는 동성혼 법제화 소식을 상기시키며 한국에서도 제도 밖에 놓인 커플 혹은 가족을 위한 법제적 장치가 필요함을 가슴 뭉클하게 전한다. [김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