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할머니 집에선 개들이 죽어나간다. 이유가 뭘까? 감독은 개의 죽음에 의문을 품었지만 가족 모두는 이 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할머니의 삶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감독은 카메라를 들고 가족들에게 질문을 시작한다. 그리고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다. 개의 죽음이란 미스터리를 할머니의 삶, 운명, 역사와 관련지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노트
<죽은 개를 찾아서>는 추리영화의 장르적 내러티브를 지니고 있는 다큐멘터리로, 매우 흥미로운 질문으로 시작된다. ‘외할머니 집에선 키우던 개들이 모두 죽어나간다. 왜일까?’ 아무도 궁금해하지도 않았고, 답을 할 수도 없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어느새 외할머니의 삶을 향한다. 감독은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탐정과 같은 위치에서, 개들의 죽음에 의문을 던지는 것처럼, 가려지고 소외되고 비참한 존재들, 즉 여성의 역사를 향해 질문을 던진다. 왜 그 오랜 세월 여성의 역사는 반복되었을까. 남성들의 목소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여성의 목소리는 어떻게 역사화될 수 있을까. 하지만 무겁고 진지한 질문은 스톱모셥 촬영, 애니메이션 이미지 그리고 무엇보다 감독의 독특한 나레이션의 사용을 통해서 아기자기한 상상의 공간을 우회하기에 조금은 유머스럽게 다가온다. (김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