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끄레떼이유여성영화제

시놉시스
이 영화의 제목인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은 1985년에 시몬 드 보부아르와 함께 출연한 TV 프로그램에서 크리스틴 델피가 사용한 표현이다. 언제부터인가 이 표현은 낙인 찍힌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지만 평등에 대한 욕망은 기꺼이 드러내고자 많은 여성이 사용하는 문구가 되었다. 인터뷰와 자료화면을 바탕으로 구성된 이 다큐멘터리는 페미니즘 사상사와 활동가, 그리고 1970년대 프랑스 여성해방 운동의 선구자에 대한 초상을 다룬다. 아울러 성평등을 쟁취하기 위한 과거와 현재의 투쟁을 강조하면서 프랑스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주요 인물의 역사를 들려준다.

프로그램 노트
사회학자이며 68혁명 이후 프랑스 여성해방운동(MLF)의 핵심 인물로 활동해 온 크리스틴 델피의 페미니스트로서 일생을 각각 페미니스트 사회학자이며 영화 평론가/감독인 플로랑스 티소와 실비 티소 자매가 다큐멘터리 영화로 기록하였다. 크리스틴 델피의 회고적 인터뷰와 자료화면을 통해 그녀의 이론의 중심을 구성하는 가사 노동 착취, 젠더 분리에 대한 유물론적 접근부터 프랑스 학계의 남성 중심적 문화, 여성의 낙태에 대한 권리 투쟁, 여성 섹슈얼리티와 성적 자율권, 동성애 인권 운동, 성매매 논쟁, 서구 중심주의와 인종주의 등 프랑스 페미니즘 운동사의 굵직굵직한 주제들과 시몬느 드 보부아르, 모니끄 위띠그, 델핀 세리그 등 학계, 문화예술계의 여성인물들의 과거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페미니스트들이 모여 지난 시기의 성과와 1980년대 당시의 페미니스트 과제를 논의하는 시몬느 드보부아르 진행의 TV 토크쇼 자료는 흥미롭다. 하지만, 이 회고들 보다 연출자의 관심은 후반부 인터뷰와 자료화면으로 드러나는 크리스틴 델피의 최근 행보인 듯 하다. 프랑스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일치되지 않는 '종교적 상징물 착용 금지법'과 그 반대에 선 크리스틴 델피, 그리고 크리스틴 델피가 동시대 페미니즘에게 말하는 "종종 가부장제보다 이데올로기 그 자체에 대해 반대한다"는 인터뷰는 히잡을 쓴 채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활동적인 모습의 무슬림 여성들로 이미지화된 연출과 공명한다. [황미요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