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길을 걷다보면 하루쯤은 휴무를 낸 가게들이 눈에 띄지만 우리엄마는 1년 내내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오로지 일만 하신다. 수입이 줄어 힘들어 하시면서도, 단골손님들에게는 가격을 낮춰주기 일쑤고 외상도 마다하지 않는다. 난 그런 엄마를 이해할 수 없다.

프로그램 노트
고등학생인 딸은 작은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엄마의 일터에서 엄마를 카메라로 촬영한다. 카메라와 엄마의 거리는 가깝고 고정되어 있으며 이 영 화는 그로부터 파생된 앵글의 제약이나 구성의 단조로움은 신경 쓰지 않는다. 이 영화가 재미있는 지점은 영화의 감독이자 자막 화면의 화자인 딸 과 엄마의 태도이다. 엄마의 삶의 태도에 불만이 있는 딸은 영화를 이용해 엄마에게 집요하게 추궁하지만, 엄마의 반응은 시큰둥하며 세상 문제에 대처 해 온 방식인 협상과 유연함을 설파할 뿐이다. 영화의 마지막은 언뜻 엄마의 무른 태도를 꾸짖었던 딸의 편을 들어 주는 것 같지만, 결국은 엄마 가 살아 온 방식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면서 인상 깊다. [황미요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