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지진, 쓰나미, 방사능 유출, 단 몇 분만에 가족과 삶의 터전, 당신의 모든 것을 완전히 앗아가 버린 이 사고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3.11 여기에 살아> 는 2011 년 3월 11일 일본 북동지역에서 일어난 지진 참사 생존자들 중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지독한 상실의 경험을 영화 속에 담는다. 우리는 문명사회를 한 순간에 파괴하는 자연의 위력을 본다. 하지만 동시에 이 끔찍한 재해를 견뎌내고 극복하는 인간 의지의 힘을 발견한다.
프로그램 노트
<3.11 여기에 살아>는 여성과 지역 공동체에 초점을 맞추어 2011년 일본 동북 대지진 이후의 삶을 조명한다. 강렬한 오프닝으로 관객을 동요시킨 영화는 곧 후쿠시마 여성들의 일상으로 관객들을 데려간다. 지진 · 쓰나미의 가장 큰 피해 지역인 후쿠시마에는 지진 이후에도 떠나지 않고 오히려 삶의 새로운 지향점들을 설정하고 살아가는 여성들이 있다. 그녀들의 일상은 대체로 씩씩하지만 가슴 먹먹한 슬픔과 무력감이 갑자기 찾아오기도 한다. 2011년 도쿄국제여성영화제의 하이라이트는 <3.11 여기에 살아>의 프리미어 상영이었다. 영화의 시작부터 관객석에서 터져 나오는 울음은 영화가 끝날 무렵 통곡의 장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다큐멘터리 속 출연 여성들은 영화 속의 자신들의 활력이 어떤안간힘 속에서 나온 것인지를 고백했다. <3.11 여기에 살아>는 미학과 사회분석의 측면에서 야심찬 다큐멘터리는 아니지만, 지난해 엄청난 재난 앞에 스스로를 그리고 타인을 위로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영화이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상영되는 버전은 도쿄의 프리미어 버전을 재편집한 버전이다. 감독은 앞으로 10년 동안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을 계속해서 기록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황미요조]
가샤 쿄코GASHA Kyoko
1963년 도쿄 출생. 1987년 일본 조치대학교를 졸업하였고, 같은해 도쿄TV의 기자로 방송일을 시작했다. 2001년 로이터통신에 입사하면서 뉴욕으로 이주했고, 그 해 일어난 911테러의 여파로 맨하튼에 정착하기까지 7번에 걸친 이사를 했다. 911의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그녀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시작했고 2009년 마침내 <엄마의 길, 딸의 선택>을 완성했다. <3.11 여기에 살아>(2011)는 그녀의 두 번째 다큐멘터리 작품이다.